독일의 중등 2단계 교육과정은 대학입학자격 시험격인 아비투어(Abitur)²⁾를 준비하는 김나지움 오버슈투페(Oberstufe)와 직업교육과정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김나지움 오버슈투페가 우리나라 인문계 고등학교 과정이며 일반적으로 10~12학년³⁾이 여기에 해당된다. 김나지움 외 종합학교에서도 오버슈투페를 운영하고 있다. 오버슈투페는 3년 과정으로 문?이과 구분 없는 통합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있고, 학점제와 유사한 과목별 코스(강좌)식⁴⁾ 수업방식(Kurssystem)을 따른다. 독일의 오버슈투페 교육과정과 입시제도가 우리나라와 완전히 상이하게 운영되고 이에 따른 용어도 생소한 것이 많아 이해와 적용이 쉽지 않아 보인다.

1. 김나지움 오버슈투페의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 운영방식

  가. 전반적인 운영방식

 오버슈투페는 1년의 입문단계(Einführungsphase)와 2년의 자격획득단계(Qualifikationsphase)로 운영된다. 입문단계를 성공적으로 통과해야 자격획득 단계로 진학할 수 있다. 2년의 자격획득단계는 아비투어 응시 허가를 위한 교육과정으로 자격획득단계 2년간의 성적은 아비투어 내신 성적으로 반영된다. 아비투어는 아비투어 시험성적이 1/3, 자격획득단계 성적이 2/3 비율이기 때문에 내신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자격획득단계 1년이 아비투어 시험성적과 같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자격획득단계의 성취도는 매우 중요하다. 오버슈투페는 3년이 정규과정이나 최소 2년, 최대 4년을 다닐 수 있다. 한 번의 유급이 허락되며 4년이 지나도 아비투어 시험 응시자격을 획득하지 못하면 학교를 그만두어야 한다. 아비투어 시험에 탈락하면 자격획득과정을 1년 반복하여 재시험을 볼 수 있으며 재시험 기회는 한 번뿐이다. 재시험기회는 오버슈투페를 유급한 것과는 상관없이 주어진다. 따라서 예외적인 경우 유급한 학생이 아비투어 시험에 탈락하면 오버슈투페를 최대 5년 동안 다닐 수 있다.

 오버슈투페가 학점제로 운영되고 있어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자신의 수강계획을 세울수 있다. 낙제과목이 발생할 수도 있어 0점을 받은 과목은 수강과목으로 고려되지 않으며 자격획득단계에서 수강한 강좌의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최소 의무수강 수가 충족되면 내신에 포함시키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내신에 포함해야 할 강좌 수보다 더 많은 강좌를 수강하며 기회를 높이고 있다. 오버슈투페는 과목군을 1) 언어, 문학, 예술 과목분야, 2) 사회과학 과목분야, 3) 수학, 자연과학, 기술 과목분야로 분류하여 통합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오버슈투페 과목군은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출처: Ceciliengymnasium, 2014.

 문과, 이과의 구분이 없으므로 같은 과목을 수강할 경우 교육내용이 동일하다. 다만 동일한 과목이라도 특성화 과목이나 자격획득 단계에서 능력과목으로 선택하면 심화교육을 받게 되어 교육내용에 차이가 있다.

각 단계에 따른 의무과목을 살펴보면 각 분야에 의무과목을 두는 한편 독일어, 수학, 외국어⁵⁾의 주요과목은 의무적으로 수강하도록 하고 있으며 체육은 3년간, 예술과목(음악 또는 미술), 역사와 사회학은 최소 2년간 의무적으로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모든 학생이 인문, 사회, 자연과학분야의 소양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골고루 함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1. 특성화 과목은 의무과목으로 선택한 외국어 외 추가 외국어 1과목 또는 의무과목으로 선택한 자연과학 과목 외 추가 자연과학 한 과목으로 할 수 있다.

2. 선택과목은 심화과목이나 프로젝트과정으로 대체할 수 있는데 심화과목은 영어, 독일어, 수학 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과정으로 부족한 주요과목의 학력을 만회할 수 있는 과목이다. 학기 의무수업시수에는 고려되지만 내신 성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프로젝트 과정은 기본과정 2개로 환산되며 실용적이고 학제적(융합)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과정이다. 프로젝트 종료 시 소논문(리포트)을 제출해야 한다. 그룹 프로젝트도 가능하다.

이해를 위해 오버슈투페 과정을 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 의무과목: 각 단계에서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과목임. 자격획득단계에서는 학생의 선택에 따라 능력과목이나 기본과목의 형태로 충족된다. 특정 의무과목을 능력과목 또는 기본과목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능력과목을 특정기준 하 자유롭게 선택하고 조합시키기 때문에 의무과목 가운데 어떤 과목이 능력과목이 될지는 학생의 선택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의무과목인 독일어나 수학이 학생에 따라 능력과목이 될 수도 있고 기본과목이 될 수도 있다.

- 능력과목: 학생이 자신의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과목으로 선택하는 과목으로 심화학습을 하게 되며 주당 수업시수가 많고 내신에 두 배로 환산된다. 능력과목은 2 과목으로 자격획득 단계 2년 동안 연속적으로 수강해야 하며 자격획득단계에서 지필고사로 성적을 획득해야 한다. 능력과목 선택방법은 아래와 같다. 자격획득단계에서 설명한다.

- 기본과목: 능력과목 외 수강하는 모든 과목을 기본과목이라 칭한다. 아비투어 시험에 선택할 기본과목은 오버슈투페 과정 동안 연속적으로 수강해야 하며 능력과목과 마찬가지로 자격획득단계에서 지필고사로 성적을 획득해야 한다.

  나. 입문단계(Einführungsphase)

1) 교육과정 운영방식

 입문단계에서는 최소 9개 의무과목과 2개 선택과목을 수강해야 한다. 9개 의무과목 가운데는 과목군으로만 분류해 두는 경우가 있어 이러한 경우 학생들이 과목군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입문단계의 모든 과목은 전체 동일하게 주당 3시간이며 학생들은 주당 최소 33시간(11개 과목)에서 최대 39시간 또는 40시간(13개 과목)까지 수강할 수 있다.

 입문단계는 중등 1단계 교육과정과 달리 학점제로 운영되는 교육체계 적응을 위한 단계로 내신에 포함되지 않는다. 내신의 비중이 높은 자격획득단계에서 학생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입문단계에서 수강하지 않은 과목은 아비투어 시험과목으로 선택할 수 없다. 따라서 대다수의 학생들이 자신이 아비투어 시험과목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있는 과목을 최대한 입문단계에서 시험적으로 수강하려 노력하고 있다.

2) 입문단계 성적평가

 입문단계의 성적평가는 이전 학년과 마찬가지로 성취도를 절대 평가하는 성취평가제인 1(A), 2(B), 3(C), 4(D), 5(E)로 이루어진다. 평가는 논술형 필기고사와 구두평가로 실시되는데 필기고사가 의무인 과목을 제외하고 학생들이 각 과목의 평가 형태를 결정할 수 있다. 필기고사가 의무인 과목은 1) 독일어, 2) 모든 외국어, 3) 수학, 4) 사회과학군 중 1개 과목, 5) 전통 자연과학 중 1개 과목이다.

3) 자격획득단계로의 진급

 입문단계에서는 최소 10개 과목(9개 의무과목과 1개 선택과목)에서 4(D)이상을 받으면 기본적으로 문제없이 자격취득단계로 진학할 수 있다. 하지만 주요과목인 독일어 수학 외국어 과목 가운데 두 과목에서 낙제하면(5(E)이하) 진급할 수 없다. 주요과목 가운데 한과목만 낙제일 경우 나머지 주요과목 가운데 최소 한 과목은 3(C) 이상을 받아 낙제과목을 구제해야 한다. 입문단계에서는 한 번의 유급이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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